조회 수 2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었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었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문협월보  <12월의 시>작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9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69
648 진달래 강민경 2006.04.22 270
647 채 송 화 천일칠 2005.01.10 271
646 [가슴으로 본 독도]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5.11 271
645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271
644 축시 손홍집 2006.04.07 271
»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71
642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1
641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272
640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72
639 인연이란 김사빈 2012.03.04 272
638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2
637 수필 한국어(동심의 세계)-이용우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272
636 어젯밤 단비 쏟아져 서 량 2005.07.28 273
635 년말 성백군 2005.12.19 273
634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3
633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4
632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631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5
630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5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