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5 12:29
새 천년 새 아침에
새 날, 새 아침, 새 하늘, 새 땅, 새 바다
새 나무, 새 꽃 ․ ․ ․ ․ ․ ․
새 천년이 열렸다
새들아 날아라, 바다야 파도야 일어서라
나무들아, 풀꽃들아
때까치, 개구리, 두꺼비, 하늘소, 딱정벌레, 꾀꼬리
너구리, 노루, 사슴, 사자, 승냥이, 다람쥐․ ․ ․ ․ ․ ․
모두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
살아있는, 빛나는, 아름답게 떠 있는
천 년 만 년 변함없는, 속삭이며 반짝이며 일렁이는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닿을 수 없는, 태양과 별, 은하로부터
하늘 속의 하늘들을 바라보아라
태양은 하루도 아무렇게나 떠오른 적이 없다
태양은 하루도 아무렇게나 진 적도 없다
방황하거나 비틀거린 적도 없다
수천 수억만 년 타는 가슴 사랑의
맑고 밝고 따뜻하고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말없이 다가와서
우리들의 꿈을 읽어주고
우리들이 흘린 피의 수런거림을 들어주고
나 하나의 존재까지 빛과 그림자로 확인하며
어둡고 추운 겨울을 동행해 왔다
속박에서 자유를
불의에서 정의를
압박에서 해방을
암흑에서 광명을
탄생에서 죽음까지 화안히 비춰주는 빛
우리 부활의 감격 그대여
이제는 말하리라
하늘과 땅 사이 우리도 이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살아갈 목숨인 것을
큰 소리로 외치리라
얍복 강가에 내리던 새 햇살로 오시는
2000년의 새 볕이여, 승리의 절정이여
천상천하 우주의 주인이시여
오늘 아침 당신의 오심에
너무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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