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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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가 Pyramid에서

2016.12.05 16:06

최선호 조회 수:3

 

 

Pyramid에서

 


2.5 톤 230만 개 꿈꾸는 바위들이

날아오르다가

내려 쌓인 곳

920 m 둘레에, 137 m 높이로

자리를 틀었다


저토록 단단하게

하늘과 땅 사이에 쌓여서

영생을 기다리는 사람들

오래인 것이 오히려 내겐 새롭고


4600 년 전의 쿠퍼 왕이여

당신은 지금 어느 하늘을 맴돌며

울고 있는가


헛것에 휩싸인

구름도 아닌

바람도 아닌

목숨의 그림자가

어둠에 떨고 있다


죽은 것이 산 것을 위로하고

죽은 것이 죽은 것을 지키는

인륜의 허당


네 가슴에서 나온 바람이

내게로 오다가 멎고

내 가슴에서 바람이 나와서

네게로 가다가 멎지만


네 가슴에 나를 묻어

천 년 만 년 기념해 준대도

나는 싫다


쿠퍼 왕이여

바람처럼 울지도 못하는

네 꿈이 어지럽구나


영생의 길목에 잘못 서 있는 허상

캄캄한 주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