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풀잎
연한 잎으로 돋아나서 건초로 눕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픔을
허리 구부리고 나부끼었느냐
하늘 향해
적막한 우주를 우는
빛의 막대기
빛의 지팡이
가슴을 밝히는 촛불 같은 거
이제 남겨야 할 말은 무엇이며
흔들고 싶은 마지막 깃발은
어디 있느냐
가을볕바람에
돌이킬 수 없는 너의 넋은
몇 만 가슴 다시 흐느껴야
이 땅에 가득할
새싹으로 태어나느냐
빈들에서
떼죽음 당하는 목숨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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