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후 한참은
서울 사람도 아니고
미국 사람도
그 어느 나라 사람도 아닌
시방 하늘에서 내려왔거나
하늘로 올라 갈
준비를 마친 사람같이
이렇게 시원한 순간을 맞는다
영혼이거나 구원이거나 이렇게
어려운 말이 아니라도
몇 바가지의 물로
씻은 후의 느낌만도
이렇거늘
마음에 내리는 순수
그 능력의 힘으로 씻긴
심령의 나래를 펴고
몸은 소파에 던져져 있지만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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