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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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운문 길을 가다가

2016.12.07 09:05

최선호 조회 수:4

 

 

길을 가다가


 

길을 가다가

나무가 내리는 그늘에

잠시 서 있다


생생하고 보드라운 가지와

곱고 넓은 잎을 바람 속에 흔들면서

땀 흐르는 내 볼을 어루만지고 있다


나무는 나보다 키가 크고

나보다 손도 많다

참으로 많은 가지와 잎들을

승리의 깃발로 흔들고 있다


나도 저렇게 손을 내저으려면

내가 나무의 가지가 되어

저렇게 많은 잎들을 달고 있어야 한다


나뭇잎 모두가 하늘을 받치듯이

내 마음도 하늘을 향해야지

그보다 먼저

내가 땅 속 뿌리까지 내려가

맑은 수액이 되어 올라

가지로 뻗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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