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쓴 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301 번지
국화 만발한 그 집에
미당이 살고 있었다
1958년 어느 날
나 혼자 미당 앞에 앉아 있을 때
미당은 웃음 밴 입술을 꽃닢 벌듯 열어
깊은 산 속 고요한 옹달샘을 만나면
그 샘에 괸 물은 모두 맑아만 보이겠지
그러나 그 맑은 안에 더 맑은 부분이 있어
정갈히 씻긴 조롱박을 기울여 떠내듯
세상사 중에 그런 부분을 물 뜨듯 떠서
때 묻지 않은 언어에 그득 붓는 거야
이 말에 금방이라도 그런 글을 쓸 듯하여
그날부터 반세기를 더 넘게 기울인 세월에
그 맑은 샘물은 떠지지 않아
하냥 기다려 서 있는데
아니야 진정 아니야
그 맑던 물은 마른지 이미 오랬고
옹달샘 그득 이끼만 무성하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35 | 낙엽으로 떠나는 길 | 최선호 | 2016.12.11 | 5 |
534 | 말씀에 순종하라 | 최선호 | 2016.12.11 | 5 |
533 | 성경과 문화 사이에서 | 최선호 | 2016.12.11 | 5 |
532 | 구원의 이정표 | 최선호 | 2016.12.12 | 5 |
531 | 죽음, 그 뒤에 오는 것 | 최선호 | 2016.12.12 | 5 |
530 | 신학교육의 활성화를 바란다 | 최선호 | 2016.12.13 | 5 |
529 | 전직 대통령 이야기 | 최선호 | 2016.12.13 | 5 |
528 | 바꿀 것을 바꿔야 | 최선호 | 2016.12.13 | 5 |
527 | 시편 123편 | 최선호 | 2016.12.02 | 6 |
526 | 우물가에서 | 최선호 | 2016.12.05 | 6 |
525 | 단풍 | 최선호 | 2016.12.05 | 6 |
524 | 제2부 순례기 | 최선호 | 2016.12.06 | 6 |
523 | 코스모스 | 최선호 | 2016.12.06 | 6 |
522 | 가을풀잎 | 최선호 | 2016.12.06 | 6 |
521 | 절규 | 최선호 | 2016.12.06 | 6 |
520 | 어떤 하루 | 최선호 | 2016.12.06 | 6 |
519 | 반세기만에 만나서 | paulchoi | 2016.12.06 | 6 |
518 | 귀향 | 최선호 | 2016.12.06 | 6 |
517 | 꽃 | 최선호 | 2016.12.06 | 6 |
516 | 달맞이꽃 | 최선호 | 2016.12.06 |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