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2011.07.18 01:08
바람아
봄을 나르는 너는
사연 분분했던 겨울 몰아내고
젖가슴 뽀얀 목련 앞세워
한껏 치장하고 왔구나
시간은 항상 생각보다 먼저 흐르고
제 때에 오는 건 언제나 너 뿐이구나
혹시 보았니
손끝 저리는 그리움 담고 내 앞에 서 있다
금방 올 것처럼 돌아선 사람을
어젯밤
절반의 어둠 술잔에 남겨둔 채
젖은 풍경으로 가버린 사람은 누구였니
지난밤 긴 얘기 함께 나눈 꽃잎
안녕 외롭지 말아요
새벽녘 잠깐 내린 비로 지고 말았구나
모든 죽음이 그렇듯
저토록 고요한 죽음이라니
시절을 휘돌아 멀미 나도록 살았어도
비바람 한 자락이면 저리 쉽게 지는 것을
몇 조각의 사랑으로 우리는
꼬치꼬치 따지며 살고 있구나
죄송한 목숨 먼 길 떠나도
우리는 여늬 때처럼
저물녘엔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고
날마다 새로운 아침을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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