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꽃 2
2011.07.26 15:08
마른꽃 2
이월란(2011-7)
시간이 내리는 스크린 속에 정지되어 있는 피날레 한 잎
달리던 차들이 서행하며 에둘러 가는 저승의 화원은
이승에 피어서도 황천의 향기를 맡으며 사는 꽃, 사람꽃
물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
한 뼘 사막의 혼령이 가슴 속에서 현상 중이다
못다 한 말들이 같이 증발해버렸다고
축하 받은 생일도, 위로 받은 병상도
찰칵, 3D 영상으로 걸려 있다
과거로 각색되어버린 무대를 꾸미기에
아주 좋은 유배지의 절묘한 화전
지붕 아래선 결코 비를 맞지 않잖아
실루엣이 춤출 때마다 피며 지며
살꽃 피우던 시절 다 흘려보내고도
머리를 거꾸로 박고도 썩지 않는 기억이 있다니
‘움직이지 마, 쏠거야’
세상이 조준하는 표적이 되어 피안의 난간에 기대어 선
저토록 예쁜 시신도 있다
흐르는 시간으로도 염을 하며 나를 기만하고 있는
저 불량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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