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듬의 혓바닥/<문학세계> 20호, 2011년 11월
2011.11.20 16:20
어둠의 혓바닥
조옥동
하늘이 땅에 닿아 살갗을 부비고
하늘 바다 뒤척이며 체온을 나눌 때
어둠은 홀로 성을 쌓고
절대 고독한 문
밤마다
빛의 첨탑 끝에 거꾸로 매달려 위태롭다
샘물보다 깊게 바위를 꿇어앉힌 침묵이
웅숭깊은 우주의 속삭임에 귀를 기우리다
고향을 튕겨나는 별똥별
자애로운 손 멀리 뿌리치고
날카로운 아우성의 빗금을 치면
여린 가슴마다 성글게 바람구멍 숭숭 뚫려
두터운 균형의 무게 흔들리다
굳었던 어둠의 혓바닥은
솜사탕보다 달콤하고 부드럽게
세상겉껍질 들어 올려
긁을수록 뜨겁게 달아오를 가려움을
아토피성 숨겨온 각질을
핥고 싶다
혀끝이 아리도록 발기시킨 새날이
벌겋게 피를 토할 때까지
허옇게 드러나는 뼈대와 가시에
살이 오른다 어둠의 자식들
팍팍한 어께에도 빨주노초파남보
환하게 빛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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