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

2011.09.14 12:59

장정자 조회 수:52

매일  같은  시간에
피게로어  길을  지난다
운동을  한  후의  개운함으로
날아갈  듯
깃털같은  가벼운
걸음으로  누구에게  든지
아주  결  고운  웃음으로
인사하고픈  그런  날에

  항상  같은  장소에서  내대신
인사해  주는  사람이  있다
have  a  good  day!
그리고 god  bless  you!까지
너무나  기분좋은  웃음으로
반복해서  얘기한다
지나는  모든  사람에게  축복을  보낸다
곁에는  배고파서  얻어먹은  흔적이
널려  있는데
따로  돈을  요구하지도  않고
쉴새없이  축복을  읊는다

  아!
저  사람은  그  유창한  영어로
매끄러운  본토발음으로  
인사를  하는데
나머지  언어로는  어디다  쓸까
도심  한  복판에서  그가  던지는  말은
오직  축복을  비는  그  단어  몇개  뿐

  여기서  나고  자라
내가  그리도
흠모하는  영어를  왜  저  자리에  앉아서
절약하고  있는  걸까
맘대로  유창하게
여기저기  다니며  거침없이  말하고
듣고
나같이  손짓  발짓하지  않아도  될
우아한  몸짓  하나면  충분한
그  훌륭한  언어를  삭히고  있는것이
아깝고  서럽다

  붙박이처럼  앉아서  절제된  언어만
쓰지  말고  
나머지  모든  언어를,  
쓰지  않는  언어를
나에게  던져  주면  안될까
맘껏  말하고  쓸  수  있도록
그런  망상을  할  만큼
그  사람!
자기가  얼마나
좋은  언어를  가진  것에  스스로
감사하게
축복을  되  돌려  주고  싶다
yoy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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