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10월에 / 김영교

2011.10.13 05:52

김영교 조회 수:52

초록을 다 마신 여름이
단호하게 떠나네
구름처럼 떠돌다
이제 산천을 깊게 돌아
홍협(紅峽)에 잠시 머무네

중턱에서는 용기를 찍으며
망스리는 작별을 떨쿠며 가네
단숨에 불붙은 산길을 올라
협곡을 돌아 등성이가 활활

길게 넓게
온통 노을빛 꿈으로 빛나는 10월
가파른 낭떠러지에서 조차
온 산을 주름잡아
그대 앞
당겨 앉아 겹겹이 껴입은 붉은 치맛자락

보기만 해도 달아올라
한층 낮게 홀라당 속살까지  
10월에는 붉게 드는 뜸
사랑이네
붉은 열병의 10월
덮쳐오고 또 덮쳐오는
아!
의사 찾아 하산 절대 하지 않는 저 초심.

9/16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