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눈물
2011.10.27 09:03
거의 결혼생활 40년이 돼 가면서 남편의 우는 모습을
본것은 한 서너번은 되는 양 싶다.
남자가 흘리는 눈물을 보는 것은
참으로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는지
속으로는 의아하면서도 이상한 쾌감까지 동반하여
나를 한없이 가녀린 여자로 만들어 줄 때가 있다
남편의 눈물은 나에게 느닷없는 모성본능도
작용 해서 괜히 같이 울어 주어야 될 것같고 어깨라도 포근히
안아 주어야 될 성싶은 동정어린 마음이 짐짓
격하게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느낀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미국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인데
어느날 술을 진탕 먹고 와서
나에게 시비를 걸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분에 못이겨 책상을
맨손바닥으로 딱딱 치더니 속으로 꺼이꺼이 우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고
또 한번은 우리의 결혼생활이  
아무래도 더이상 지탱하기가
어려운 아주 지독한 어려움이
있을 때였는데
내가 "그래, 이제 그만 끝내자"
하고 단호히 결별선언을 했더니 도저히 그건 안될 것 같았는지
내게 눈물을 보이며 잘못을 빌었던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어리석은 내가 울면서 메달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데 오늘 정말 그렇게 심장이 터져 나올 듯한 격한
울음을 우는 것을 나는 보았다
얼결에 나도 따라 울었다
같이 붙들고 통곡했다
"내가 돈을 많이 벌어 놨으면 얘들이 안 갈텐데"
"내가 번듯한 비지네스를 물려 줬다면"
"아빠가 못나서 너희들을 고생시킨다"
엉엉 소리내어 운다
우리 아들가족이 이제 모든 걸 접고 한국으로 터전을 옮긴다는
말을 듣고 저렇게 울부짖는 거였다.
미국에서 거의 30여년을 살다가 한국으로 되돌아 가는 모습은
부모로서 차마 견디기 힘든 고통의 다름 아니다
안다
어릴 때 이 낯선 미국땅에
그 어린것들을 데리고 와서 덩그라니  
저희들만 내팽개치다시피 해놓고
무엇하나 아이들을 위해서 같이 짬을 내어 아름다운
추억거리라도 쌓게 해 준적이
한번도 없었고
오로지 먹고 사는데만
열을 내었지
아이들 교육조차도 제대로 보살펴 준적이 참으로 있었던가
그렇지만 고맙게도 아이들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올바로 잘
자라 주었는데도 감사하지 못한것을,
모두가 미안한 것 투성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아빠로서 부끄러운 것 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슬퍼 그리도 가슴 훑으며 울고 있는 게 아닐런지.
아빠의 눈물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은 부모 된  
우리가 지금 같이 붙들고 통곡을
한다한들 무엇이 달라 지겠는가?
그들은 떠날 것이고 우리는 남게 되는 것
먼발치에서라도 잘되고 또 잘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 외엔.
본것은 한 서너번은 되는 양 싶다.
남자가 흘리는 눈물을 보는 것은
참으로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는지
속으로는 의아하면서도 이상한 쾌감까지 동반하여
나를 한없이 가녀린 여자로 만들어 줄 때가 있다
남편의 눈물은 나에게 느닷없는 모성본능도
작용 해서 괜히 같이 울어 주어야 될 것같고 어깨라도 포근히
안아 주어야 될 성싶은 동정어린 마음이 짐짓
격하게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느낀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미국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인데
어느날 술을 진탕 먹고 와서
나에게 시비를 걸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분에 못이겨 책상을
맨손바닥으로 딱딱 치더니 속으로 꺼이꺼이 우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고
또 한번은 우리의 결혼생활이  
아무래도 더이상 지탱하기가
어려운 아주 지독한 어려움이
있을 때였는데
내가 "그래, 이제 그만 끝내자"
하고 단호히 결별선언을 했더니 도저히 그건 안될 것 같았는지
내게 눈물을 보이며 잘못을 빌었던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어리석은 내가 울면서 메달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데 오늘 정말 그렇게 심장이 터져 나올 듯한 격한
울음을 우는 것을 나는 보았다
얼결에 나도 따라 울었다
같이 붙들고 통곡했다
"내가 돈을 많이 벌어 놨으면 얘들이 안 갈텐데"
"내가 번듯한 비지네스를 물려 줬다면"
"아빠가 못나서 너희들을 고생시킨다"
엉엉 소리내어 운다
우리 아들가족이 이제 모든 걸 접고 한국으로 터전을 옮긴다는
말을 듣고 저렇게 울부짖는 거였다.
미국에서 거의 30여년을 살다가 한국으로 되돌아 가는 모습은
부모로서 차마 견디기 힘든 고통의 다름 아니다
안다
어릴 때 이 낯선 미국땅에
그 어린것들을 데리고 와서 덩그라니  
저희들만 내팽개치다시피 해놓고
무엇하나 아이들을 위해서 같이 짬을 내어 아름다운
추억거리라도 쌓게 해 준적이
한번도 없었고
오로지 먹고 사는데만
열을 내었지
아이들 교육조차도 제대로 보살펴 준적이 참으로 있었던가
그렇지만 고맙게도 아이들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올바로 잘
자라 주었는데도 감사하지 못한것을,
모두가 미안한 것 투성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아빠로서 부끄러운 것 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슬퍼 그리도 가슴 훑으며 울고 있는 게 아닐런지.
아빠의 눈물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은 부모 된  
우리가 지금 같이 붙들고 통곡을
한다한들 무엇이 달라 지겠는가?
그들은 떠날 것이고 우리는 남게 되는 것
먼발치에서라도 잘되고 또 잘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 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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