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3 16:04

햇빛 꽃피웠다 봐라

조회 수 1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빛 꽃 피웠다 봐라/강민경

 

 

산등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릉을 차고 오르는 햇살 닮은 나뭇잎

반짝이는 얼굴이 맑고 환한데

골짜기가 깊을수록 그늘도 짙어서

양지와 음지의 뚜렷함을 드러낸다

 

응달진 나뭇잎 사이사이를 비추는

햇빛, 가슴과 가슴을 포개고

뜨끈뜨끈 스텝을 고른다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햇빛을 풀어 피운

햇빛 꽃 보라는 그이의 손끝을 따라가

오글오글 모여 나풀나풀 춤을 추는

나뭇잎 산등성에 환한 미소가 어찌나 귀한지

눈이 부시다  

 

시의 씨앗을 고르느라

뼈를 세우느라 끙끙대는 나더러

꽃이 되자며 바람 가르는

새처럼 너울너울 내 곁 지켜 날아온

그이와

내 눈 안으로 파닥파닥 일어서는

나뭇잎과 햇빛에 안겨 꽃봉 터트린

햇빛 꽃 나,

그이의 손끝을 보고

웃는 환한 얼굴은 영락없이 햇볕이 피운

햇빛 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9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21
1788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20
1787 수필 아침은 김사비나 2013.10.15 320
1786 구자애의 시 백남규 2013.08.22 319
1785 너를 보면 강민경 2014.07.28 319
1784 아니 아직 거기 있었네요 강민경 2012.04.22 318
1783 (단편) 나비가 되어 (6) 윤혜석 2013.06.23 318
1782 개펄 강민경 2009.02.19 317
1781 한반도의 영역 김우영 2012.11.12 317
1780 수필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오연희 2016.06.01 317
1779 시조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1 317
1778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손홍집 2006.04.08 316
1777 잠명송(箴銘頌) 유성룡 2007.07.14 316
1776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16
1775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김우영 2015.05.27 316
1774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16
1773 강민경 2011.07.04 315
1772 방파제 안 물고기 성백군 2013.10.17 315
1771 난산 강민경 2014.04.17 315
1770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임영준 뉴요커 2005.07.27 314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