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3 16:04

햇빛 꽃피웠다 봐라

조회 수 1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빛 꽃 피웠다 봐라/강민경

 

 

산등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릉을 차고 오르는 햇살 닮은 나뭇잎

반짝이는 얼굴이 맑고 환한데

골짜기가 깊을수록 그늘도 짙어서

양지와 음지의 뚜렷함을 드러낸다

 

응달진 나뭇잎 사이사이를 비추는

햇빛, 가슴과 가슴을 포개고

뜨끈뜨끈 스텝을 고른다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햇빛을 풀어 피운

햇빛 꽃 보라는 그이의 손끝을 따라가

오글오글 모여 나풀나풀 춤을 추는

나뭇잎 산등성에 환한 미소가 어찌나 귀한지

눈이 부시다  

 

시의 씨앗을 고르느라

뼈를 세우느라 끙끙대는 나더러

꽃이 되자며 바람 가르는

새처럼 너울너울 내 곁 지켜 날아온

그이와

내 눈 안으로 파닥파닥 일어서는

나뭇잎과 햇빛에 안겨 꽃봉 터트린

햇빛 꽃 나,

그이의 손끝을 보고

웃는 환한 얼굴은 영락없이 햇볕이 피운

햇빛 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85 긴간사(緊幹事) 유성룡 2010.04.23 771
2184 수필 김우영 작가의/ 주당 골초 호색한 처칠 김우영 2013.10.27 768
2183 지나간 자리는 슬프다 강민경 2010.02.20 760
2182 뇌는 죄가 없다 - Brain is not guilty 박성춘 2010.11.21 754
2181 30여년 세월의 스승 권태을 선생님께 이승하 2004.09.20 750
2180 박성춘 2010.02.23 748
2179 자유의지 박성춘 2010.05.23 748
2178 어느 정신분열 환자의 망상 박성춘 2009.09.21 746
2177 1불의 가치 이은상 2006.05.05 744
2176 부부 김우영 2011.05.17 741
2175 나를 찾는 작업은 확고한 시정신에서 비롯한다 - 장태숙 시집 '그곳에 내가 걸려있다' 문인귀 2004.10.08 730
2174 나이테 한 줄 긋는 일 성백군 2010.12.10 730
2173 그리움 이었다 강민경 2010.12.01 728
2172 고향고 타향 사이 강민경 2011.01.07 724
2171 우연일까 강민경 2009.11.11 720
2170 낡은 공덕비 성백군 2009.12.25 717
2169 집으로 향하는 기나긴 여정 황숙진 2011.05.10 717
2168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이승하 2005.12.19 716
2167 인센티브 박성춘 2010.02.17 711
2166 김우영 작가의 거대한 자유 물결 현장, 미국, 캐나다 여행기 김우영 2013.10.03 71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