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정용진 시인
2017.01.23 23:33
빈 의자
정용진 시인
주님
의자 하나를
말끔히 닦아
대문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이 죄인의 집을
찾아 오셔서
문을 두드리실 때
탐욕에 가려
보지 못하고
마음이 닫혀
듣지 못하여
속히
문을 열어드리지 못 하더라도
용서하시고
잠시 앉아
기다려주십시오
곧 돌아오겠습니다.
주님을 향한
믿음으로 살리라고
다짐하지만
늘 반복하는 어리석음에
영안이 흐리고
육신이 지쳐 있음을
고백합니다.
오늘도
빈 의자에
먼지를 털면서
주님의 말씀을 상고합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오, 오, 주님.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84 |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픔 | 정용진 | 2017.05.01 | 10 |
883 | 오월의 사랑 | 정용진 | 2020.06.07 | 11 |
882 | 백내장 수술/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7.03.02 | 12 |
881 | 그림자 | 정용진 | 2017.04.11 | 12 |
880 | 戀歌.2 / 秀峯 鄭用眞 詩人 | 정용진 | 2017.04.28 | 12 |
879 | 비 | 정용진 | 2017.07.01 | 12 |
878 | 가곡으로된 나의 시들 | 정용진 | 2020.04.18 | 12 |
877 | 빨래/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6.12.06 | 13 |
876 | '열린 문학교실'이란 무엇인가/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5.04.14 | 13 |
875 | 발렌타인 데이/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7.02.10 | 13 |
874 | 훈장(勳章)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7.02.23 | 13 |
873 | 사랑의 화살 | 정용진 | 2017.03.29 | 13 |
872 | (발언대) 새날의 지성/한국일보/2017.1.7(토) | 정용진 | 2017.01.06 | 13 |
871 | 길 / 정용진 | 정용진 | 2017.04.07 | 13 |
870 | 부활절 아침에 | 정용진 | 2017.04.14 | 13 |
869 | 추수 감사절 /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6.11.14 | 14 |
868 | 사닥다리 | 정용진 | 2018.05.28 | 14 |
867 | 회개하는 독일인, 회피하는 일본인 | 정용진 | 2017.04.02 | 14 |
866 |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들에게 | 정용진 | 2017.07.05 | 14 |
865 |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며 | 정용진 | 2018.01.23 | 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