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2012.10.30 10:07
눈빛
구름 한 조각
한 뼘쯤 비껴 있는 뒷 곁 후미진 곳
예기치 못한 영민한 움직임을
예리하게 훑는 교활한 옆집 고양이
입 안에 침이 고이는 듯
혓바닥을 굴려 말아 넣고
엉금엉금 등을 낮춰
전혀 못 본 척 요기롭게 딴청을 피운다
눈치 하나로 살아온 다람쥐
고감도의 예민한 신경으로
꼽발 들고 요리조리 상황 점검 하는데
의뭉한 눈여김이
살기 머금은 공기 냄새로 오자
언감생심
쪼르르 있던 곳으로 다시 올라가 버린다
서운함을
입 찢어지는 하품으로 대신하고 돌아선 고양이
고까짓 것!
초탈한 듯 나직나직 걷고는 있지만
속으론 나무와의 거리를 가늠하고 있다
저 작은 머리속이
무슨 생각으로 골똘하면
저토록 푸른 빛을 내는 걸까
비밀스런 눈빛에서
에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본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8999 | 라면 | 김태수 | 2011.12.05 | 71 |
| 8998 | 낚시에 걸린 연어 | 동아줄 | 2011.12.05 | 62 |
| 8997 | 시작 연습[나성문학, 12년 창간호] | 동아줄 | 2011.12.05 | 62 |
| 8996 | 사랑의 오감 | 김태수 | 2011.12.05 | 62 |
| 8995 | 나이테 | 김태수 | 2011.12.05 | 64 |
| 8994 | 커피 종이컵 | 김태수 | 2011.12.05 | 64 |
| 8993 |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 | 김태수 | 2011.12.05 | 61 |
| 8992 | 미국이야기- 제3막 | 김학천 | 2011.12.05 | 60 |
| 8991 | 빌의 편지 | 김학천 | 2011.12.05 | 57 |
| 8990 | 미안하다 | 구자애 | 2011.12.04 | 60 |
| 8989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1.12.02 | 66 |
| 8988 | 삶과 음악 | 김학천 | 2011.12.02 | 56 |
| 8987 | ○ 동거 | 이주희 | 2011.12.02 | 54 |
| » | 눈빛 | 정국희 | 2012.10.30 | 43 |
| 8985 | 죽은 아이들의 방 | 지희선 | 2011.12.01 | 54 |
| 8984 |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 권태성 | 2011.12.01 | 52 |
| 8983 | 아무르 연가 | 최영숙 | 2011.12.01 | 56 |
| 8982 | 초승달 | 성영라 | 2011.12.01 | 50 |
| 8981 | 우리 사랑의 목격자 | 최상준 | 2011.12.01 | 55 |
| 8980 | <친구의 화집> 중앙일보 | 김인자 | 2011.11.30 | 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