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오감

2011.12.05 13:28

김태수 조회 수:62


사랑의 오감

                                                  김태수
바닷가 모닥불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만큼
밤새 뱉어내며 태우는 사랑
달빛 밀어내며 햇살이 엿보고 있다

일어남도 떠나감도 알 수 없는
기다리기만 하는 그런 사랑 말고
바람처럼

꽃향기 짙은 토끼풀 있어
바람 일고
파이어위드(Fireweed) 핑크빛 유혹의 몸짓에 마음 빼앗겨
다가가 보는 그런 사랑

볼 수도 잡을 수도 없는
그리웁기만 한 그런 사랑 말고
까만 밤처럼

소리 죽여 바라보는 산 있어
달 뜨고
달빛 기어와 속살거리는 바다 있어
어둠 품어 재우는 그런 사랑

몸 불린 물방울 폭포 되어 자신 이기지 못해 큰소리로 미끄러지며 떨어진다
담을 수도 맛볼 수도 없게 하얀 연기 속으로 산화되어 버린다
샘물이 안에서 다독이다 끌어 오르는 솟음 그대로 소리 되어 그릇에 담긴다
힘이 넘친다. 땅 껍질 뚫고 나온 시원한 샘물에 맛 들여 목마름 더해만 간다

밑도 끝도 없는
크기만 한 그런 사랑 말고
허공처럼

마음 머무는 하늘 끝자리 있어
날뛰는 생각 수평선 위에 펴 놓을 수 있고
곰팡내 지루한 장마 끝이 있어
햇빛 더욱 반가워지는 그런 사랑

사랑에도 시샘이 있다=가감승제

시작 노트: 원초적 본능이 작용하는 사랑은 목마름처럼 샘물을 찾는다. 사랑은 할수록  늘어나고 안 할수록 줄어들며 짝을 이룰 때마다 배가되고 홀로될 때마다 배감된다. 접촉 없는 사랑은 영원할 수 있지만 가상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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