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2012.04.07 08:05
부정
동아줄 김태수
봄바람이 정분 싣고 산장에 온 날이면
젊은 남녀 어둠 깔아놓고 뒹굴곤 했다
군에서 겪은 설움 실어 연적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내리친 남자의 가슴에서도 분노의 피가 솟았다
두 사내의 피가 엉겨붙자 어둠이 놀라 달아났다
사건 현장엔 그믐달이 철탑에 찢겨 동강 난 채 걸려 있고
걱정 앞세워 휴가나온 아들 뒤따라 온 아버지만 남아
깨질 인생의 조각들 주워 모아 맞춰보고 있었다
징역 3년 집행유예 1년 선고받은 아버지의 빛바랜 삶
제대한 날 울먹이는 아들 어깨 위에서
번뜩이는 병장 계급장처럼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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