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널 기다려

2012.09.21 12:15

안경라 조회 수:0

온시디움 꽃대 마디를 날마다 들여다 본다 작년에 만난 하얀 꽃 다시 오나 싶어 마디에 달린 문 굳게 닫혀 열릴 기미 오늘도 보이지 않아 이제 그 앞에 서 있는 일 그만둘까 보다 오래 전 끊긴 그대 소식도 이젠 물끼 마르고 내가 먼저 손 내밀어도 빗장 속 뿌리 아득히 멀어져가는 이 가을날 하늘도 이별을 준비하며 높아져 간다 약속없는 기다림인줄 알면서도 때로는 고요가 머문 자리 그대 그림자 같아서 그림자가 그대 같아서 저물무렵 사선으로 내리는 햇살에 기대어 파랗게 닫힌 문 앞에서 말을 걸어보는 일 이제 그만둘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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