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산을 지나며

2012.05.28 08:57

정용진 조회 수:0

알프스 산을 지나며
                         정용진

산은 아득히 솟아
머리에는 만년설을 덮었고
물은 청옥 항아리에 담겨
거울을 이루었구나.

길은 굽이굽이
아흔 아홉 굽이
청룡처럼 휘감아 돌고
짙은 안개는
산봉우리, 싱그러운 가슴을 가렸네.
앞은 태산(泰山)
뒤는 교악(喬嶽)
머리를 감은 상록수들은
하늘을 찌르며 솟았구나.

흐르다 멈춘 호수는
명경지수를 이뤄
낯 달이 애잔하게 드리웠네.
어제는 프로렌스에서
오늘은 비엔나로
내일은 하이델베르그로
행운유수처럼 떠도는 발길

나는
강산을 누비는
구름이요
바람이요
물결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