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2012.07.09 07:21
눈꽃
동아줄 김태수
너의 하얀 가슴에 깃들여
슬피 울던 노랫가락이며
주위를 맴돌던 생각의 발자국들도
마음대로 떠나게 놓아주어라
시나브로 내리던 눈도
밝은 모습만 내보이고 있어
이제는 새처럼 날려보내도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그라지는 눈 동산 속에서
맑은 눈물짓고 아쉬움 흔들며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더는 바람맞고 갈라지는 마른 가지 붙들고
떨어지지 않으려 창밖에 오도카니 서서
하얀 슬픔 토해내지 않아도 된다
온몸이 녹아내릴 때까지
감싸고 피워내는
뜨겁고 빛나는 사랑이었나니!
시릴수록 곱게 피어나
맨살 가지 껴안고
눈부시게 서 있었던 건
굳셈과 찬란함 뽐내려는 게 아니었다
찬바람 다녀가는 외로움 붙들고
무성한 내일을 속으로 키우고 있었던 거였다
꽃 진 다음 녹아 스민 그리움 달래려
온 힘 다해 내뿜다 부서지는 숨결이었다
푸른 싹은 아직 가슴 속 밑바닥에 숨어
헐렁한 인연을 채우는데
새 떼들은 벌써 날아올라
맑은 햇살을 쪼아대고 있다
투명한 씨앗들 물어오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9 | 회복하는 출혈 | 서용덕 | 2014.10.01 | 15 |
198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7 |
197 | 오늘도 걷는다마는 1 | 서용덕 | 2014.10.03 | 5 |
196 | 열정과 희망사이 | 박영숙영 | 2014.10.04 | 16 |
195 | 가로수는 배 고프다 | 박영숙영 | 2014.10.04 | 17 |
194 | 유명품은 씨았인가 | 박영숙영 | 2014.10.04 | 17 |
193 | 피어라 무궁화 꽃이여 | 박영숙영 | 2014.10.04 | 18 |
192 | 가을 인생 | 박영숙영 | 2014.10.04 | 24 |
191 | 노을꽃 | 박영숙영 | 2014.10.04 | 20 |
190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19 |
189 | 하나님은 무얼 하신대유 | 차신재 | 2014.10.04 | 17 |
188 | 새벽기도 | 차신재 | 2014.10.04 | 17 |
187 | 가장 더러운 벌레 | 차신재 | 2014.10.04 | 97 |
186 | 나비의 노래 | 차신재 | 2014.10.04 | 16 |
185 |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차신재 | 2014.10.05 | 15 |
184 | 황홀한 비명 | 차신재 | 2014.10.05 | 23 |
183 | 시계 | 차신재 | 2014.10.05 | 21 |
182 | 남편의 회초리 | 차신재 | 2014.10.05 | 139 |
181 | 크리스토 레이 마을 | 최영숙 | 2014.10.06 | 18 |
180 | 파랗게 눈 뜬 별이 되고 싶어 | 차신재 | 2014.10.06 |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