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 이주희
이제 프로메테우스는 불 화로를
본래 자리로 돌려줘야만 하는지요
회양목가지에 앉은 불새를 향한 마음
너무나 너무나 간절해서
가던 길 내내 울고도 비우지 못한 눈물
어둔 하늘은 그만 구멍이 뚫리고 말았습니다
제우스의 태양보다 찬란한 불씨가 엎어져
화르르, 딸꾹질하며 흩어지고
채찍 맞은 불꽃은 천길만길
방향을 잃고 굴러 떨어져요
붙일 곳 없는 주홍빛 꼬투리 하나
긴 여운 남기고 사라질 때
허공에 허공을 잡은 황금빛 깃털들이
탄성을 지르며 쏟아져 내립니다
찰나에 불꽃들이 피어나고
머물다 사라져야 다시 살아나는 순간에
차마 프로메테우스는
올려다보는 눈망울에 티가 들까 봐
울울한 가슴 황홀하게 펼쳐지는 하늘 정원에서
사랑의 불씨를 거둬들이지 못하는가 봐요.
-(소리비)에서-
src="http://pds45.cafe.daum.net/image/11/cafe/2007/10/01/21/14/4700e40d942eb" width=58 height=78>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그리스의 신화에 나오는 티탄족의 영웅)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주어 인간에게는 문화를 준
은인이 되었으나 그로 인하여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코카서스의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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