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2013.04.12 03:06

이주희 조회 수:1



아버지 / 이주희

그리도 추운 날

제 옷 벗어 남에게 입히느라

시린 어깨는 지푸라기 검불

자식에게 방패막이 못 돼주어

뻥 뚫린 가슴은 방패연

생시에 말씀대로 잠자리 날개 달고

뉘엿뉘엿 지는 해 따라

허~어이 연줄 끊어

부랴부랴 떠나가신 아버지

불효자식 볼멘소리 들으시나

이젠 그리워도 만날 수 없어

바다 건너 이즈음 머문 핏줄

즐기신 콩나물 국

나도 따라 고춧가루 듬뿍

살고 가신 만큼 갑절을 살아가도

알 수 없는 인생살이

태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세상구경

보고 듣기만 해도 좋은 걸

그땐 왜 난 몰라서

약수터에서 가르쳐주신 노래

이제야 부릅니다
.
♬♬ 댕 댕 종소리 장엄히 울고
쿵닥쿵닥 쿵닥 쿵 북소리 난다
흰옷 입은 동포들 어서 일어나
팔다리 걷고서 행진 합시다 ♬♬

-(머리 깎는 채송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