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은혜
2013.05.14 11:06
벼랑 끝 은혜 / 성백군
지난밤 산사태에
지반이 무너진 느티나무
그 서 있는 자리가 벼랑 끝이 되었다
뿌리 몇
초행길 나서는 시각장애인의 지팡이처럼
허공을 더듬거리고, 그를수록
우듬지는 멀리 지평선을 바라보고
높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벼랑 끝 풍광을 즐긴다
갑자기 당하는 재난 앞에서
자기를 의식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발밑 계곡이 아찔하지 않은 이, 누가 있겠느냐만
저 나무는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불어오는 바람결에 막춤을 추고 있다
은혜란 저런 것이다. 믿음이란
하나님을 바라보고 자기를 바보로 만드는 것, 그러나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는
바보로 사는 것이 편안하다는 것을
은혜 받은 사람은 안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739 | 4행시 - 6월 그 숲(유월 그 숲)/재미수필 | 지희선 | 2013.05.20 | 61 |
| 9738 | 단편 소설 | 연규호 | 2013.05.20 | 39 |
| 9737 | 한국소설 | 연규호 | 2013.05.20 | 54 |
| 9736 | 생각해보니 | 채영선 | 2013.05.18 | 41 |
| 9735 | 시, 기억의 이름 | 채영선 | 2013.05.18 | 56 |
| 9734 | 가로등, 저 부드러운 눈빛은 | 채영선 | 2013.05.18 | 55 |
| 9733 | 희망사항 | 채영선 | 2013.05.16 | 55 |
| 9732 | 창문을 열어줄까 | 채영선 | 2013.05.16 | 53 |
| 9731 | 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노라 | 김우영 | 2013.05.15 | 54 |
| 9730 | 검은 노비 | 채영선 | 2013.05.14 | 42 |
| 9729 | 생 일 | 채영선 | 2013.05.14 | 31 |
| » | 벼랑 끝 은혜 | 성백군 | 2013.05.14 | 55 |
| 9727 | 민들레 | 채영선 | 2013.05.12 | 30 |
| 9726 | 산국 | 정국희 | 2013.05.11 | 53 |
| 9725 | 하루살이 | 채영선 | 2013.05.11 | 36 |
| 9724 | 가까이 올수록 - 창 - | 채영선 | 2013.05.11 | 58 |
| 9723 | 이 아름다운 오월에 | 채영선 | 2013.05.10 | 42 |
| 9722 | 어른이 되어서 | 채영선 | 2013.05.09 | 52 |
| 9721 | 비워진 화분 | 이영숙 | 2013.05.08 | 45 |
| 9720 | 기다리는 마음 | 채영선 | 2013.05.16 | 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