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짝

2013.05.23 12:02

이주희 조회 수:62

짐짝 / 이주희







    하마터면 질식해 숨넘어갈 뻔 했다

    이름 모를 정류장에 내동이 쳐

    먼지 삼키며 구겨져버린 얼굴

    온몸 옥죄던 끈 풀어내면

    뭉뚱그린 구설과 흘릴 수 없던 비판이

    밴댕이처럼 눌려져

    살아온 만큼이나 남루한 뭉치 되어

    낯선 모퉁이마다 부딪치고

    낯익은 풍경에도 뒤틀려 끌려가지만

    이제는 그만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잔뜩 싸들고 다니는

    저것이 바로 나

    홀가분히 봇짐 꾸려 청산에 올라라

    고운 리본 달아매고

    마음 착한 짐꾼 등에 업혀


    -(소리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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