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2013.05.24 04:29

이월란 조회 수:52

열쇠


이월란 (2013-5)



마음속에 키를 넣고 잠가버린 적이 있다
살짝 내려진 차창 사이로
반짝이던 단서

동서와 남북으로 엇갈리는 프리웨이가
두 마음처럼 만나는 교차로 위
시동이 걸린 채로 멈춰 서 있다

더 이상 데리고 살기 힘든
영혼은 어리숙한 임자를 내쫓고
적반하장을 꿈꾸고 있을까

요긴한 것들의 문을 언제든 열고
들락거린 습성으로
나는 세상에 갇혀 버렸다

비밀 금고처럼 밀봉시킨
흉터의 문을 지날 때마다
자동으로 열리던

비었다고 여긴 그 곳에서
발각된 누설자의 눈을 가진
또 하나의 거주자

외면하는 뒷골을 향해
찰칵, 방심한 듯
되처 열리던 세상의 소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99 흥사단 창립 100돐에 부쳐 정용진 2013.05.28 53
9798 발가락 채영선 2013.05.28 44
9797 사랑의 멍울 강민경 2013.05.27 40
9796 하트 위에서 춤을 채영선 2013.05.28 49
9795 강물 지희선 2013.05.25 41
9794 눈동자 김학천 2013.05.25 60
9793 (단편) 나비가 되어 (1) 윤혜석 2013.06.23 47
9792 ○ 식탐 이주희 2013.05.25 52
9791 새들처럼 채영선 2013.05.25 54
» 열쇠 이월란 2013.05.24 52
9789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59
9788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 2013.05.24 58
9787 가을 학기 이월란 2013.05.24 58
9786 책이 있는 방 이월란 2013.05.24 59
9785 식물인간 이월란 2013.05.24 50
9784 세월 3 이월란 2013.05.24 49
9783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50
9782 Goodbye, Children 이월란 2013.05.24 56
9781 The Reader 이월란 2013.05.24 48
9780 History of the Holocaust: an Overview 이월란 2013.05.24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