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월(夜月)

2013.06.04 16:02

이주희 조회 수:56



야월(夜月) / 이주희

    달은

    차오른 것을 내려놓아도

    하늘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갱이에 순 돋는 초승부터

    열두 번 스러지는 그믐에도

    온전히 몸을 우주에 맡긴 채

    물방울 보듬는 연잎처럼 떠

    감당할 만큼 채우고 비우며

    원점으로 돌아온다


    함께 사색하던 달맞이꽃과

    점점 발칙해가는 봄날과

    만월이면 울부짖는 야수와

    기어이 잊히게 될

    그 새벽에 닿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