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거운 옷을 입고

2013.09.15 09:53

김영교 조회 수:0

헐거운 옷을 입고



나의 이민 첫사랑은

빈틈이라곤 하나도 없는

늘 나를 긴장시켰다

탄력있는 대화때문에 즐겁기도 했다

좋은 때도 많았고 숨통이 막힐 때가 더 많았다



꿈 많은 때

때론 질리다 못해

밤이면 가위에 눌려 잠이 깰 때가 허다했다




어느 날

견고한 인연 건물에  모국어 해체 모반이 싹트기 시작

기초 철근을 흔들며 균열

바람의 길이었다




놓치기 아까워

부둥켜안고 버틴 그 질긴 힘

와해는 봉합이 불가능 한 쪽으로 흘러갔다




관계의 건물 속속들이 남은 핏줄

아프게 떠나보내고 잡은

소통 한 가닥

숨쉬기가 자연스러운 헐렁함

그제사 살아나는 편안함

빛이 한사코 껴안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