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혈(鮮血 ) 한 방울

2014.02.14 09:36

박영숙영 조회 수:70

선혈(鮮血 ) 한 방울

                박영숙영


물려 줄 재산 없어
“배움만이 유산”이라 하시며
자식 위해 거름 되셨던 아버님 인생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와도
뿌리 뽑히지 않는
대나무같이 곧은 신념과
욕심을 모르셨던
대나무의 빈속 같으셨던 아버님

부모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다”는 말 한마디로
진실만을 택해야 한다고
말없이 가르쳐 주시던 아버님

자식들,제 갈 길 떠나가면
빈 둥지 돛단배에 담아 싣고
“낚시 바늘에 추억을 낚고 싶다” 하시던
이 세상에서 이, 여식이 제일 존경하셨던 사람
내 아버님

피를 말리는 긴긴 여름날의 허기를 참으려고
한 바가지 어머님의 눈물에
간장보다 더 쓴
소태 같은 아버님의 한을 타서 마시던 모습
아~눈과 눈이 마주쳤을 때
허공에서 흘러내리던 그~ 붉은 선혈(鮮血 )
선혈(鮮血 ) 한 방울
이, 여식의 가슴에 튀어 와서
무형으로 자라난 피 묻은 그리움이여!

눈 감으면 빛을 타고 오시는
아버님의 인자하신 얼굴이 보인다  


시집:사부곡 아리랑 (아버님께 바치는 헌시) ㅡ중에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작 노트: 퇴근 후 집으로 온 아버님은 엄마에게 간장 물
한 그릇을 부탁했고,그 간장 물을 마시던 아버님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던, 그 순간을 ㅡ 나는 오늘날까지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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