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여름

2014.10.01 09:01

차신재 조회 수:405



두고 온 여름
                차신재

여름만 되면
뭔가 잊고 온 것만 같아
자꾸 되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다.

앞마당 가득 고여 있던
한 낮의 하얀 적막
사금파리 속에서 익어가던
내 유년의 풀꽃김치

시골 변소 잿더미 옆에
또아리 틀고 앉아
겁 많은 나를 까무라치게 하던
덩치 큰 얼룩 구렁이까지

아아
나는 너무 멀리 떠나 왔나 봐

여름만 되면
어스름 초저녁 풀벌레 소리
거기 함께 했던 이름들
자꾸 불러보고 싶다.

The Summer That I Left Behind
               Cha SinJae

When summer comes around
Sensing something I forgot leaving it behind
There's the place where I repeatedly feel like to return

Filling the entire front yard full
The white silence of high noon
Being ripened in the broken chinaware
The Grass KimChi of my youth

Beside the ash pile at the country latrine
Lurking coiled up
Scaring yellow bellied me to death
Even that large bodied spotted snake

Ah....
I must have come too far away.

When summer comes around
The sound of grasshopers in the early dusky evening
Those names that I had fared with
I feel like to keep calling

Translation by YouShine@youshine.com 번역: 유샤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19 새해를 열며 차신재 2015.01.03 12
10518 <한국일보 신년시> 다시 건너는 다리 위에서 석정희 2015.01.02 86
10517 몸 속 비밀을 읽다 정국희 2015.01.02 49
10516 [이 아침에] 몸 따로 마음 따로인 나이 12/19/2014 오연희 2014.12.30 8
10515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11
10514 시샘 sonyongsang 2014.12.28 103
10513 < 을미 신년시> 양들의 합창 정용진 2014.12.26 11
10512 12월과 포인세티아 차신재 2014.12.20 9
10511 내 가슴에 민들레를 차신재 2014.12.18 130
10510 갑질 횡포의 깊은 뿌리 김학천 2014.12.17 150
10509 오늘의 책가방 차신재 2014.12.17 47
10508 주님 사랑합니다 정용진 2014.12.17 85
10507 들국화 연서 차신재 2014.12.16 47
10506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김수영 2014.12.16 76
10505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57
10504 빅베어 가는 길 (2) 지희선 2014.12.14 60
10503 성탄의 기쁨 김수영 2014.12.11 9
10502 ○ 종소리 이주희 2014.12.10 9
10501 ○ 종이배 이주희 2014.12.10 61
10500 딩요 정국희 2014.12.09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