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惡臭)
2014.10.15 09:19
정용진 시인
삶 속에서
가장 아끼던 물건도
실증이 나고 냄새를 풍기면
쓰레기통에 버린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그렇다.
아무리 끈질기게
추근추근 달라붙고
졸라대도 아무 소용이 없다.
보라!
무심한 듯 서있는 뒷산의 노송도
매서운 인동(忍冬) 세월을
외롭게 견디며
이른 봄 햇 송화 가루로
향을 발하는데
이 맑고 푸른 광명 천지에
저속한 언어와 얄팍한 술수로
세상을 현혹시키려는 수법으로
온갖 단체를 만들고
이력서를 수놓으며
명성을 얻으려 하느냐
그런다고 과연 네가 명인이 되겠느냐
네 세치의 손바닥으로
세상을 가리려 해도 결코 안 된다.
세상이 너무 잘 알기에
너는 곧
네가 명성을 얻겠다고
스스로 만들어 뒤집어 쓴
허영의 감투로 앞을 못보고
타락의 구렁텅이로 풍덩 빠지리라
심한 악취를 풍기면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9 | 마른 꽃 | 차신재 | 2014.10.06 | 24 |
178 | 오늘도 걷는다마는 2 | 서용덕 | 2014.10.07 | 17 |
177 | [나를 일으켜 세운 한마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9/22/14 | 오연희 | 2014.10.07 | 17 |
176 | [이 아침에]초식남과 육식녀의 사회 10/6/14 | 오연희 | 2014.10.07 | 19 |
175 | 코스모스 | sonyongsang | 2014.10.09 | 18 |
174 | 모두 어디로 갔을가 | 차신재 | 2014.10.09 | 19 |
173 | 그리운 꽃 | 차신재 | 2014.10.09 | 21 |
172 | 시에게 | 차신재 | 2014.10.09 | 30 |
171 | 초승달, 그 쌀쌀한 눈매 | 차신재 | 2014.10.09 | 33 |
170 | 담쟁이 | 차신재 | 2014.10.09 | 24 |
169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41 |
168 | 행복 | 백남규 | 2014.10.11 | 43 |
167 | 이렇게 기막힌 가을이 | 차신재 | 2014.10.11 | 40 |
166 | 나는 당신의 生이고 싶어 | 차신재 | 2014.10.11 | 54 |
165 | 우리는 알고 있다 | 차신재 | 2014.10.11 | 30 |
164 | 맑고 향기롭게 | 최미자 | 2014.10.12 | 172 |
163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47 |
162 | 가을 / 석정희 | 석정희 | 2014.10.13 | 23 |
161 | 하나님 전상서 | 차신재 | 2014.10.13 | 141 |
» | 악취(惡臭) | 정용진 | 2014.10.15 | 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