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무서워한다
2014.10.16 02:08
사람들은 무서워한다
차신재
그것은 반드시
거미줄을 타고 다닌다
그리하여
언제나 까마득히 두렵고
아슬아슬한 길이다
얼굴도 몸통도 없이
낚싯바늘 같이 생긴 커다란 입술에
날카로운 이빨만 가진 그것은
가는 곳마다 은폐된 사건이나
돌멩이처럼 굴러다니는 사소한 일들까지
용케도 낚아 채 올려
날카로운 이빨로 씹고 또 씹어
달착지근한 독물로 사정없이 뱉어낸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여배우도
온갖 부와 명예를 누리던 재벌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대통령까지
그것의 충혈 된 눈앞에선
진저리치며 타들어 가다
황금빛 시간 세상에 놓아 둔 채
스스로 생의 끈을 놓기도 한다
물길이 없는 끈끈한 늪의 악취와
무책임하고 맹목적인 잔혹함을 숨긴 채
거미줄에 올려놓고 손가락 한번만 튕기면
보이지 않는 수억의 줄을 타고
이 입에서 저 귀로
거침없이 세상을 휘젖고 다니는 소문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무서워한다
차신재
그것은 반드시
거미줄을 타고 다닌다
그리하여
언제나 까마득히 두렵고
아슬아슬한 길이다
얼굴도 몸통도 없이
낚싯바늘 같이 생긴 커다란 입술에
날카로운 이빨만 가진 그것은
가는 곳마다 은폐된 사건이나
돌멩이처럼 굴러다니는 사소한 일들까지
용케도 낚아 채 올려
날카로운 이빨로 씹고 또 씹어
달착지근한 독물로 사정없이 뱉어낸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여배우도
온갖 부와 명예를 누리던 재벌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대통령까지
그것의 충혈 된 눈앞에선
진저리치며 타들어 가다
황금빛 시간 세상에 놓아 둔 채
스스로 생의 끈을 놓기도 한다
물길이 없는 끈끈한 늪의 악취와
무책임하고 맹목적인 잔혹함을 숨긴 채
거미줄에 올려놓고 손가락 한번만 튕기면
보이지 않는 수억의 줄을 타고
이 입에서 저 귀로
거침없이 세상을 휘젖고 다니는 소문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무서워한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79 | 호흡하는 것들은 | 오연희 | 2014.11.26 | 98 |
10478 | [이 아침에] 공공 수영장의 '무법자' 11/26/2014 | 오연희 | 2014.11.26 | 67 |
10477 | [이 아침에] 성탄 트리가 생각나는 계절 11/13/2014 | 오연희 | 2014.11.26 | 27 |
10476 | 삶.2 | 정용진 | 2014.11.24 | 35 |
10475 | 여호와 이레 | 김수영 | 2014.11.23 | 60 |
10474 |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 김우영 | 2014.11.23 | 65 |
10473 | 낚시터에서 | 차신재 | 2014.11.22 | 38 |
10472 | 통나무에게 | 차신재 | 2014.11.22 | 35 |
10471 | 중앙일보 40 주년에 부쳐 | 김학천 | 2014.11.21 | 51 |
10470 | 한국인 거주자 숫자의 힘 | 최미자 | 2014.11.20 | 8 |
10469 | 좋은 시 감상 <너에게 묻는다> | 차신재 | 2014.11.18 | 142 |
10468 | 배신 | 차신재 | 2014.11.17 | 39 |
10467 | 물안개로 오는 사람 | 차신재 | 2014.11.17 | 59 |
10466 | 개구리 울음소리 | 김수영 | 2014.11.17 | 51 |
10465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31 |
10464 | 어둠 속 날선 빛 | 성백군 | 2014.11.14 | 105 |
10463 | 낙엽 | 동아줄 | 2014.11.13 | 28 |
10462 | 일몰(日沒) | 정용진 | 2014.11.12 | 29 |
10461 | 가을줍기 | 서용덕 | 2014.11.11 | 30 |
10460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