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014.10.22 06:20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9)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키득키득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아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나, 둘, 셋, 재빨리 벽에 닿아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넘어지는 달마 인형을 순식간에 붙들어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레드 라이트, 그린 라이트, 시간이 빨리 지나갔음 좋겠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정쩡 춤을 밟고 허공에 매달리는 노약한 발자취를 따라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나둘셋, 세월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날쌔게 따라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나둘셋, 술래의 눈에서 폭탄이 떨어진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설빔을 벗고 교복을 벗고 웨딩드레스를 벗고, 동작그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수박처럼 부풀어 오른 배가 꿈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갓난아기가 성큼성큼 뛰어가다 획 뒤돌아볼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아이들을 삼킨 골목이 어두워질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왜경들의 눈을 피해 살짝 살짝 피어났던 분홍꽃잎이 시들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설빔을 머리맡에 두고 잠을 설치던 아이가 사라질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출발선이 어디였더라, 움직이면 잡힌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열 개의 글자가 획, 뒤돌아보는 사이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가 벽을 보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다가 구호가 끝남과 동시에 뒤를 돌아보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으면 잡아내는 숨바꼭질의 응용놀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59 | 심운(心雲) | 정용진 | 2004.09.06 | 22 |
10458 | 빨래 | 정용진 | 2004.09.06 | 22 |
10457 | 찬양 | 김영교 | 2004.09.06 | 35 |
10456 | 내 마음의 외딴 마을 | 김영교 | 2004.09.06 | 52 |
10455 | 샌드위치 | 장태숙 | 2004.09.07 | 77 |
10454 | 백선영님 정원에 가을을... | 김영교 | 2004.09.08 | 146 |
10453 | 시집 ' 내 안의 바다 ' 서문 / 황패강 | 홍인숙(그레이스) | 2004.09.09 | 185 |
10452 | 홍인숙 시집 '내 안의 바다'를 읽으며 / 강현진 | 홍인숙(Grace) | 2004.09.09 | 130 |
10451 | 마지막 통화 | 백선영 | 2004.09.09 | 117 |
10450 | 정갈한 수저 두벌 | 강학희 | 2004.09.11 | 76 |
10449 | 내가 그린 그림 | 김동찬 | 2004.09.11 | 71 |
10448 | 지금은 등불을 밝힐 때 | 박경숙 | 2004.09.11 | 49 |
10447 | 동방의 빛 | 박영호 | 2004.09.12 | 294 |
10446 | 숲속의 정사 | 박영호 | 2004.09.12 | 231 |
10445 | 참조기 | 박영호 | 2004.09.12 | 94 |
10444 | 달 이야기 | 박영호 | 2004.09.12 | 97 |
10443 | 다도해 물고기 | 박영호 | 2004.09.12 | 91 |
10442 | 다시 피는 꽃 | 박영호 | 2004.09.12 | 99 |
10441 | 그림 새 | 박영호 | 2004.09.12 | 105 |
10440 | 세도나 | 백선영 | 2004.09.12 | 7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