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나무에게

2014.11.22 17:35

차신재 조회 수:35

통나무에게
               차신재
네 이름을 부르면
왜 몸통 굵은 시골아낙이
생각나는지 몰라
팔뚝도 허벅지도 아닌
넉넉한 엉덩이와 허리통 말이야

산길을 오르다
뭉텅 잘려나간 네 몸통에 앉아
잠깐의 평화와 휴식을 누렸던
그 편안하고 소박하던 만남을
잊을 수 없기 때문 인가봐

오늘 화보를 넘기다
아름다운 통나무집을 발견했지
서까래와 기둥
문짝과 마루
밥상과 걸상까지
온통 둥글고 묵묵한 너 였어

햇볕 눈부시고
바람 씽씽 달리면
온몸이 절로 흥겹던
너의 푸른 시절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로
목숨을 유린한 죄를 용서 받으려는 걸까
아니면
그것이 너의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름다운 통나무 집

화보를 보면서   
그 통나무 집에서
넉넉하고 몸통 굵은 아낙이 되어
통나무 같은 사나이와 살고 싶은 꿈을 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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