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가방
2014.12.17 12:19
오늘의 책가방
차신재
이른 새벽 창문을 열면
詩 한 줄 젖어 들 자리 없는
회색의 도시가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있다
거대한 빌딩을 등지고
거리의 양쪽 끝에는
몽롱한 오렌지 빛의 가로등이
인생처럼 아득하게 떠 있고
어디선가 잠에 취한 책가방들이
하나 둘 유령처럼 떠오르면서
꿈도 낭만도 없는
무표정의 행렬을 이룬다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길을 묻는 나그네의
잃어버린 시간 위에도
풀꽃들은 피고 지는데
작은 詩集 한권 들어 있지 않은
오늘의 책가방
충혈된 눈동자들만
맨발로 둥둥 떠 가고 있다.
-2012년 서울.대치동에서-
차신재
이른 새벽 창문을 열면
詩 한 줄 젖어 들 자리 없는
회색의 도시가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있다
거대한 빌딩을 등지고
거리의 양쪽 끝에는
몽롱한 오렌지 빛의 가로등이
인생처럼 아득하게 떠 있고
어디선가 잠에 취한 책가방들이
하나 둘 유령처럼 떠오르면서
꿈도 낭만도 없는
무표정의 행렬을 이룬다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길을 묻는 나그네의
잃어버린 시간 위에도
풀꽃들은 피고 지는데
작은 詩集 한권 들어 있지 않은
오늘의 책가방
충혈된 눈동자들만
맨발로 둥둥 떠 가고 있다.
-2012년 서울.대치동에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9 | 원 ․ 고 ․ 모 ․ 집 | 김우영 | 2013.10.10 | 0 |
78 | 가을단상 / 초추 | sonyongsang | 2013.10.11 | 0 |
77 |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않고 | 노기제 | 2013.10.12 | 0 |
76 | 다르다 | 이영숙 | 2013.10.13 | 0 |
75 | 내게 있어 수필은......(아포리즘 수필) | 지희선 | 2013.10.13 | 0 |
74 | 뿌리문학상 | 동아줄 김태수 | 2013.10.15 | 0 |
73 | 아내의 기도 제목 | 강성재 | 2013.10.16 | 0 |
72 | 섬 | 최향미 | 2013.10.16 | 0 |
71 | 보고 싶다 인터넷 님이여 | 박영숙영 | 2013.10.16 | 0 |
70 | 미완의 선물 | 지희선 | 2013.10.20 | 0 |
69 | [이 아침에] 북한 여성 '설경'에 대한 추억 | 오연희 | 2013.10.21 | 0 |
68 | 떠남은 도착을 위함이라 | 정국희 | 2013.10.22 | 0 |
67 | 코스모스유감 (有感) | 윤혜석 | 2013.11.01 | 0 |
66 | 아동문학 ( 매워새 ) | 김사 | 2013.11.11 | 0 |
65 | 아동문학 (이사 가는 날) | 김사 | 2013.11.11 | 0 |
64 | 햇살 한줌 | 김사 | 2013.11.11 | 0 |
63 | 죽음 연습, 이별 연습 | 박영숙영 | 2014.07.31 | 0 |
62 | 좋은 것만 보면은 | 박영숙영 | 2014.03.04 | 0 |
61 | 황산의 운무(黃山 雲霧) | 정용진 | 2013.12.05 | 0 |
60 | '굽은 소나무'가 산소를 지킵니다 | sonyongsang | 2013.12.05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