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인과 어제 무슨 말을 하다가
세상에 참. 말도 안 되는 말만 살살 골라
하는 짓거리가 시라는 말을 하고 나서
자기가 한말에 스스로 놀라서 좀 킥킥댔어요
말이 안 되는 말, 생각이 안 되는 생각
또 있어요, 느낌이 될 수 없는 느낌 같은 것들이
이른 봄 산수유를 보니까 자꾸 솟는 거에요
오늘 새벽에도 말이 안 되는 이상한 꿈을 꾸고
이게 어찌된 거지? 하며 놀라 일어나서
아, 시가 꿈 같은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덜컥 들었어요
사라지는 실존의 산수유도
카메라 렌즈에 잡혀 끝이 없어진 산수유도
금방 꾼 꿈처럼 말이 안 된다는 느낌인 거에요
산수유들이 내 시 속에서 꼼지락대며 자면서
내 짧은 실력으로는 전혀 알아낼 수 없는
자기네들만의 꿈을 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난 다음에
머리를 잘 정리하고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추운 봄날 산수유들이 정말로 몸을 콱콱 비틀면서
관자놀이가 시뻘개지도록 춤을 추고 있는 거에요
© 서 량 2005.04.01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07 | 시 |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8 | 78 |
1006 | 시 | 해 돋는 아침 | 강민경 | 2015.08.16 | 195 |
1005 | 시 |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 박영숙영 | 2015.08.15 | 316 |
1004 | 시 |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 son,yongsang | 2015.08.14 | 255 |
1003 | 시 | 꽃, 지다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0 | 246 |
1002 | 시 | 비포장도로 위에서 | 강민경 | 2015.08.10 | 417 |
1001 | 시 |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 차신재 | 2015.08.09 | 565 |
1000 | 시 | 불타는 물기둥 | 강민경 | 2015.08.03 | 197 |
999 | 시 |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 박영숙영 | 2015.08.02 | 252 |
998 | 시 | 7월의 유행가 | 강민경 | 2015.07.28 | 239 |
997 | 시 |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 하늘호수 | 2015.07.27 | 262 |
996 | 시 | 유실물 센터 | 강민경 | 2015.07.24 | 325 |
995 | 시 | 7월의 숲 | 하늘호수 | 2015.07.22 | 360 |
994 | 수필 | 아파트 빨래방의 어느 성자 | 박성춘 | 2015.07.16 | 489 |
993 | 시 | 수족관의 돌고래 | 강민경 | 2015.07.15 | 337 |
992 | 시 | 나 같다는 생각에 | 강민경 | 2015.07.13 | 238 |
991 | 시 |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7.13 | 312 |
990 | 수필 | 수잔은 내 친구 | 박성춘 | 2015.07.10 | 336 |
989 | 시 | 시간의 탄생은 나 | 강민경 | 2015.07.09 | 107 |
988 | 시 | 단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7.05 | 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