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11 03:17

월터 아버지

조회 수 332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9세기 중엽 아일랜드를 감자기근이 휩쓸고 간 얼마 후 월터 아버지는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열 아홉 살 청춘에 조국을 저버리고 미국으로 이민 온다. 월터 아버지는 몇 년 지나 뉴욕시 전차 운전수로 운 좋게 취직이 되고 몸매 늘씬한 아이리쉬 극장주인 딸과 결혼하여 자식 여덟을 두는데 그 중 넷은 일차세계대전 직후 유행성 독감으로 죽고 월터를 포함해서 넷만 살아 남는다. 당시 뉴욕시에 전차가 없어지면서 버스가 처음 생길 무렵이라 전차 운전수들은 너도 나도 버스 운전수 자격증을 따는 일이 급선무. 월터 아버지는 대망의 버스 운전 실기시험을 며칠 앞두고 쉰 일곱 살에 당뇨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때 월터 나이 열 넷. 근래에 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여든 두 살의 월터는 이른 아침 현관에서 노란 금테가 번쩍이는 전차 운전수 모자를 눌러 쓰고 조금씩 침을 뱉어 가며 구두를 반질반질하게 닦는 아버지를 그리워 한다. 추운 겨울 저녁이면 코밑 황제수염에 송알송알 서리가 맺히는 월터 아버지가 나도 그립다. © 서 량 2003.09.11 (현대시학, 2005년 4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02 크리스마스 선물 1 file 유진왕 2021.07.14 129
1801 시조 2월 엽서 . 1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5 129
1800 바람 성백군 2007.12.31 130
1799 미망 (未忘) 이월란 2008.02.17 130
1798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30
1797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04 130
1796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泌縡 2020.12.22 130
1795 시조 환절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3 130
1794 시조 내 시詩는 -아무도 모르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7 130
1793 시조 코로나 19 -숲의 몸짓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9 130
1792 시조 오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8 130
1791 시조 침묵沈黙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7 130
1790 시조 사랑을 찾는다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04 131
1789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강민경 2017.02.16 131
1788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31
1787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31
1786 잊어서는 안 된다 / 김원각 泌縡 2020.05.17 131
1785 연리지(連理枝 ) 사랑 1 박영숙영 2021.03.03 131
1784 시조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30 131
1783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0 131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