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브러시가 밤을 애무한다, 끊임없이
연거푸 일자로 입을 다무는 놋쇠의 징
애국가만큼 편안한 멜로디다, 이것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할 때
갈대숲 찬바람에 흔들리는 멜로디다
쇠 브러시가 벽을 애무한다, 끊임없이
결사적으로 반항하는 놋쇠의 징
좋아하는 아픔이 터지는 노래다, 이것은
겨우내내 물새들 목놓아 끼룩대는
강변숲 동상 걸린 나무들이
퍼렇게 질려 쓰러지는 풍경이다
따스한 혈액이 골수에 스민다
돌대가리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댄다
노래 끝에서 두 번째 소절 첫 박자에
7도 화음이 욱! 하며 울리는 소리다, 이것은
물릴 수 없는 사랑처럼 서글픈 멜로디다
© 서 량 2005.03.21 (시문학, 2005년 5월)
-
독감정국
-
이국의 추석 달
-
정신분열
-
이슬의 눈
-
나뭇잎 자서전
-
봄 볕
-
이해의 자리에 서 본다는 것은
-
새들은 의리가 있다
-
빈방의 체온
-
초가을인데 / 임영준
-
너를 보고 있으면
-
선잠 깬 날씨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신아(新芽)퇴고
-
날지못한 새는 울지도 못한다
-
지는 꽃잎들이
-
밴드부 불량배들
-
단풍 한 잎, 한 잎
-
창살 없는 감옥이다
-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