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99
어제:
11
전체:
251,605

이달의 작가

침묵 앞에서

2018.01.03 00:27

Noeul 조회 수:535

침묵 앞에서 - 이만구(李滿九)

   고요함이 흐르는 마음속은 생각 끝에 텅 빈자리로 남아 아래로 더 아래로 가라앉는다. 온전히 휑하니 비운 병 속처럼 바람결에 맑은 속삭임 있다

   삶 속에서 하고픈 말 넘칠 때 다 털어내는 분주한 마음속에는 실없이 허전한 부풂이 있어 다음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나무는 태생이 싹틀 때부터 살아 나갈 생명의 시간표대로 철 따라 혼자서 묵묵히 살아간다.

 

   바람 앞에서 할 말 있다 해도, 잠재우는 무언의 참을성으로 다음 해의 풍성한 열매 위하여, 안으로 뿌리로 동면을 준비하고 그 열매는 침묵의 무게로 답하리라

   나목의 가지 사이로 갈라진 밤하늘 본다. 캄캄하고 머나먼 우주의 깊이는 태초의 폭풍이 지난 후, 다가서는 절전된 고요함 속에 감전되어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침묵 앞에서 [1] Noeul 2018.01.03 535
80 봄이 오는 길목에서 Noeul 2017.12.22 474
79 겨울 멜로디 Noeul 2019.12.28 392
78 도시의 겨울비 [1] Noeul 2020.05.13 360
77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1 325
76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8
75 도시의 야자수 Noeul 2024.05.11 275
74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58
73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19
72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206
71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205
70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7
69 노을 시선 80편 Noeul 2024.05.14 176
68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41
67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41
66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9
65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32
64 망향 Noeul 2023.11.24 130
63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3
62 윤사월 붉은 봄꽃이 Noeul 2024.04.03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