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2 19:31

어머니의 마당

조회 수 327 추천 수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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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
마당이 넓은 집
십수년 전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날부터
어머니는 혼자 사셨다.

어머니 고생 하신다고
이민 간 아들 돌아와
논.밭 다 팔아버려
아들 머무는 동안은 농사일 접으신것 같으셨는데
아들 집 뜨나자마자 다시 시작하신 농일
앞마당이 터밭으로 변했구나.

아버지 등같은 마당을 어머니는
아들 생각에 사정없이 팠을게다
그래도 그리움이 가시지 않으셨는지
한여름 때약밭이 골마다 눈물에 젖어
고추 마늘 참깨 들깨 콩
잘도 자라는구나.

            ( 2 )
어느새 성큼 닥아선 가을 한 날
추수한 알곡들 몫지어 나누어 놓고
시집간 딸들이야 해마다 들리니 무슨 걱정이 있으리오마는
이민간 아들 몫은 어찌할거나

먼 하늘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눈빛에
설움이 고여
낮설고 까마득한 거리가 못내 미운데`

친구놈 찾아와 주책없이 하는말
딸네만 챙기지말고
미국 간 아들에게도 보내 주셔야지요
어머니 벌컥 화를 내시며
그놈 부자나라에 가서 잘 산다는데, 설마 먹을것 없을까 봐
그래놓고 돌아서서 우셨단다

            ( 3 )
인편에 보내주신 밑반찬 잘 받았다고 전화 했드니
나, 귀먹어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다
전화비 오른다. 그만 전화 끊어
찰깍,
어머니도 참, 구십노인 안부도 못물어 봤는데

삼십다된 손자손녀들은 밥상에 앉아
가물거리는 기억 더듬으며
우리 할머니 음식솜씨 최고라며 잘도 먹는데
나는
한 숱갈 뜨다말고 가슴이 자꾸저려
눈물만 먹는다

까닭모르는 아이들
물음을 뒤로한체
어머니의 마당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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