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2 19:31

어머니의 마당

조회 수 333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1 )
마당이 넓은 집
십수년 전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날부터
어머니는 혼자 사셨다.

어머니 고생 하신다고
이민 간 아들 돌아와
논.밭 다 팔아버려
아들 머무는 동안은 농사일 접으신것 같으셨는데
아들 집 뜨나자마자 다시 시작하신 농일
앞마당이 터밭으로 변했구나.

아버지 등같은 마당을 어머니는
아들 생각에 사정없이 팠을게다
그래도 그리움이 가시지 않으셨는지
한여름 때약밭이 골마다 눈물에 젖어
고추 마늘 참깨 들깨 콩
잘도 자라는구나.

            ( 2 )
어느새 성큼 닥아선 가을 한 날
추수한 알곡들 몫지어 나누어 놓고
시집간 딸들이야 해마다 들리니 무슨 걱정이 있으리오마는
이민간 아들 몫은 어찌할거나

먼 하늘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눈빛에
설움이 고여
낮설고 까마득한 거리가 못내 미운데`

친구놈 찾아와 주책없이 하는말
딸네만 챙기지말고
미국 간 아들에게도 보내 주셔야지요
어머니 벌컥 화를 내시며
그놈 부자나라에 가서 잘 산다는데, 설마 먹을것 없을까 봐
그래놓고 돌아서서 우셨단다

            ( 3 )
인편에 보내주신 밑반찬 잘 받았다고 전화 했드니
나, 귀먹어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다
전화비 오른다. 그만 전화 끊어
찰깍,
어머니도 참, 구십노인 안부도 못물어 봤는데

삼십다된 손자손녀들은 밥상에 앉아
가물거리는 기억 더듬으며
우리 할머니 음식솜씨 최고라며 잘도 먹는데
나는
한 숱갈 뜨다말고 가슴이 자꾸저려
눈물만 먹는다

까닭모르는 아이들
물음을 뒤로한체
어머니의 마당은 깊어만 간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696
108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699
107 박영숙영 "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 ㅡ작품해설(1) 박영숙영 2011.07.04 701
106 김우영의 세상사는 이야기 대전 중구의 효(孝)문화 가치 증대 아젠다 김우영 2013.02.16 704
105 <김우영의 세상사는 이야기>세계는 한류열풍, 김우영 2012.04.06 707
104 '여성'에 대한 명상 이승하 2004.08.30 711
103 인센티브 박성춘 2010.02.17 711
102 길(道) 김용빈 2009.09.23 711
101 김우영 작가의 거대한 자유 물결 현장, 미국, 캐나다 여행기 김우영 2013.10.03 714
100 일본인 독서 김우영 2011.01.14 715
99 강한 어머니 박성춘 2009.12.09 716
98 낡은 공덕비 성백군 2009.12.25 718
97 집으로 향하는 기나긴 여정 황숙진 2011.05.10 726
96 고향고 타향 사이 강민경 2011.01.07 727
95 우연일까 강민경 2009.11.11 733
94 그리움 이었다 강민경 2010.12.01 734
93 나이테 한 줄 긋는 일 성백군 2010.12.10 735
92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이승하 2005.12.19 737
91 나를 찾는 작업은 확고한 시정신에서 비롯한다 - 장태숙 시집 '그곳에 내가 걸려있다' 문인귀 2004.10.08 746
90 자유의지 박성춘 2010.05.23 750
Board Pagination Prev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