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19 09:07

노숙자

조회 수 182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밤 사이 이사를 와서
동네 공원 한 귀퉁이에 짐을 푼 사람이
구겨진 휴지처럼 벤취위에 버려져
날(日)이야, 밝든지 말든지 미동도 않는다

거처가 따로 없으니 집 걱정 할 일 없고
사방 벽이 틔였으니 감출 비밀 없다고
생욕(生欲)을 놓아버린 자유가 히죽히죽 웃는다

저는
나보다 강심장일까
사노라면 죽고 싶은 날, 더러 있는데
불평 불만 다 접고 팽개쳐 자는구나

저 노숙자 빈 삶
무엇이 부려우랴마는
나, 또한 이세상 이별하는 날
누가 날 조상(弔喪)해 준들 남는게 무얼까

이래사나 저래사나 한 세상은 가는데
여기 저기 맺은 연(緣) 끊지 못하겠다듯
손수레에 가득한 노숙자의 헌 옷가지가
할일없이 바람에 펄럭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9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79
1088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0
1087 수필 아프리카의 르완다를 다녀와서-이초혜 미주문협 2017.02.26 247
1086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53
1085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79
1084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76
1083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0
1082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99
1081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39
1080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5
1079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59
1078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24
1077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3
1076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9
1075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11
1074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15
1073 티눈 하늘호수 2017.04.21 148
1072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163
1071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18
1070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100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