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8 06:56

일상이 무료 하면

조회 수 357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일상이 무료하면  다가오는 것은
잿빛 하늘에  나폴 나폴 날아오는 무기력 함이다 .

하루가 매일 새롭게 깨어나기를 바라며
눈을 뜨면 담장 울타리에 검은 챙으로 치인
아침이 깨어난다.    

담벼락에 쓰인 누구하고 누구는 물음표가  
눈을 흘기며 처다 본다

동네를 한 바퀴 걸으면
유년도 걸어 나오고

암울하던 학창이 시절
군복에 까만 물들여 입은 미아리가 고개를 넘고 있다

선뜩 내키지 않던 이민 길
공항에서 영어를 몰라서 핫도그만 먹고
죽음과 마주섯던 막내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제몫을 하고

내 이웃들이 하나씩 제집으로 돌아간 것이
수채화로 그려진다.

돌아오는 길에는 담장 안에 갇힌 멍멍개 한몫을 한다고
짖어대는 것이 살아 있음을 아우성으로 오고
문 앞에 이르기 전에 우리에 갇힌 나리 우리가
여기 있다고  정체성을 노크 한다

문화와 습성이 다른 곳에서 정체성은 동화이다
어떻게 익숙하여 닮아 가면서 잘 살 것 인가

실핏줄 툭툭 불거지던 생존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옮겨다 심은 가지가
빽빽한 나무 숲 사이에서
빠끔히 얼굴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

뜰에 심은 봉숭아 도라지 사이의 흙을 뒤집으면
그 속에도 미물이 살아 있음을 알려온다

일상이 무기력하여  
골목마다 내다 버린 문화를 엿 보고,
뒤쳐 나온 삶을 드려다 보면서
뜰 악의 흙을 뒤집으면 잔잔히 찾아오는 쉼이 있다 .

흙은 우리가 돌아갈 영혼의 쉼터 인 것을 알려 준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89 꿈꾸는 산수유 서 량 2005.04.02 359
1888 앞모습 서 량 2005.07.10 359
1887 인경의 피리소리 손홍집 2006.04.10 359
1886 상처를 꿰매는 시인 박성춘 2007.12.14 359
1885 자유시와 정형시 하늘호수 2015.12.23 359
» 일상이 무료 하면 김사빈 2005.10.18 357
1883 연두빛 봄은 김사빈 2005.05.08 356
1882 링컨 기념관 앞에서 김사빈 2005.08.26 356
1881 진리 김우영 2011.09.01 356
1880 아우야, 깨어나라 고영준 ko, young j 2005.05.18 355
1879 생명책 속에 박성춘 2009.02.07 355
1878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file 오연희 2016.02.05 355
1877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2.25 354
1876 천리향 유성룡 2011.06.25 354
1875 범인(犯人) 찾기 성백군 2011.09.12 354
1874 바람의 필법/강민경 강민경 2015.03.15 354
1873 빈컵 강민경 2007.01.19 353
1872 탈북자를 새터민으로 김우영 2012.10.04 352
1871 수족관의 돌고래 강민경 2015.07.15 352
1870 수필 엄마의 ‘웬수' son,yongsang 2015.07.05 351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