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8 06:56

일상이 무료 하면

조회 수 354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일상이 무료하면  다가오는 것은
잿빛 하늘에  나폴 나폴 날아오는 무기력 함이다 .

하루가 매일 새롭게 깨어나기를 바라며
눈을 뜨면 담장 울타리에 검은 챙으로 치인
아침이 깨어난다.    

담벼락에 쓰인 누구하고 누구는 물음표가  
눈을 흘기며 처다 본다

동네를 한 바퀴 걸으면
유년도 걸어 나오고

암울하던 학창이 시절
군복에 까만 물들여 입은 미아리가 고개를 넘고 있다

선뜩 내키지 않던 이민 길
공항에서 영어를 몰라서 핫도그만 먹고
죽음과 마주섯던 막내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제몫을 하고

내 이웃들이 하나씩 제집으로 돌아간 것이
수채화로 그려진다.

돌아오는 길에는 담장 안에 갇힌 멍멍개 한몫을 한다고
짖어대는 것이 살아 있음을 아우성으로 오고
문 앞에 이르기 전에 우리에 갇힌 나리 우리가
여기 있다고  정체성을 노크 한다

문화와 습성이 다른 곳에서 정체성은 동화이다
어떻게 익숙하여 닮아 가면서 잘 살 것 인가

실핏줄 툭툭 불거지던 생존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옮겨다 심은 가지가
빽빽한 나무 숲 사이에서
빠끔히 얼굴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

뜰에 심은 봉숭아 도라지 사이의 흙을 뒤집으면
그 속에도 미물이 살아 있음을 알려온다

일상이 무기력하여  
골목마다 내다 버린 문화를 엿 보고,
뒤쳐 나온 삶을 드려다 보면서
뜰 악의 흙을 뒤집으면 잔잔히 찾아오는 쉼이 있다 .

흙은 우리가 돌아갈 영혼의 쉼터 인 것을 알려 준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7 동목(冬木) 이월란 2008.04.14 135
1786 단풍 2 이월란 2008.04.15 75
1785 꿈꾸는 구름 강민경 2008.04.15 233
1784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4.16 109
1783 춤추는 노을 이월란 2008.04.17 115
1782 도망자 이월란 2008.04.18 159
1781 침략자 이월란 2008.04.20 110
1780 꿈길 이월란 2008.04.21 221
1779 새벽길 이월란 2008.04.22 154
1778 내 마음의 보석 상자 강민경 2008.04.22 294
1777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8.04.24 265
1776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4.25 357
1775 진실게임 2 이월란 2008.04.27 172
1774 가슴을 이고 사는 그대여 유성룡 2008.04.28 192
1773 미음드레* 이월란 2008.04.28 207
1772 동굴 이월란 2008.04.29 130
1771 시나위 이월란 2008.04.30 262
1770 밤 과 등불 강민경 2008.04.30 119
1769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1 214
1768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02 172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