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3 12:16

고향보감(故鄕寶鑑)

조회 수 186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항상
똑같은 모양으로
알알한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매만져서
송알송알 미련처럼 가슴에 맺히는
고한(苦寒)의 깨알같은 이 밤을

또 이렇게 한산한 거리를
묘령의 맥고모자를 내리 쓴 모습으로
옷깃을 세운 채 찌무룩한 우울증에 도진
몸엣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는

송도(松濤)의 울음소리는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글거리는 화롯불의 송연한 불꽃에
손을 얹고, 오롯한 옆집 누이동생의
울음 섞인 알알한 밤을 매동그리며
잠 자리 이불속으로 발을 모아 디밀던
짖궂은 만용(蠻勇)에

번번히 파 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고혼(孤魂)의 밤 마다 깊은 해월(海月)의
환영(幻影)이 고요히 눈을 감고 앉아
송두리 째
내 눈과 마음을 끌었던
매력이 넘치는 너, 구안(具眼)을 얻었다

고혹(蠱惑)한 빈지-문의 매무새를 고치는
철이 들었다
존귀한 세상의 한 겁(劫)을 지나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2 수필 나의 문장 작법론/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5.12.24 377
361 숲 속에 볕뉘 강민경 2015.10.01 377
360 노 생의 꿈(帝鄕) 유성룡 2008.03.29 378
359 [re] 유 영철을 사형 시켜서는 안된다!!!<사형제도 폐지> 교도관 2004.12.04 379
358 계절과 함께하는 동심의 세계 - 백야/최광호 동시 백야/최광호 2005.07.28 379
357 7월의 숲 하늘호수 2015.07.22 379
356 황혼 결혼식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01 380
355 수필 명상의 시간-최용완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80
354 아기 예수 나심/박두진 file 오연희 2016.12.23 380
353 세상 어디에도 불가능은 없다 file 박상희 2006.06.08 381
352 결혼반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20 381
351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15 김우영 2015.05.14 382
350 제목을 찾습니다 박성춘 2007.07.03 383
349 후곡리 풍경 손홍집 2006.04.09 385
348 모처럼 찾은 내 유년 김우영 2013.03.28 386
347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86
346 부부시인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13 386
345 당신을 사랑합니다. 장광옥 2004.08.29 387
344 알을 삼키다; 세상을 삼키다 박성춘 2011.11.05 387
343 유 영철을 사형 시켜서는 안된다!!!<사형제도 폐지> J.LB 2004.11.29 388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