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3 12:16

고향보감(故鄕寶鑑)

조회 수 180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항상
똑같은 모양으로
알알한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매만져서
송알송알 미련처럼 가슴에 맺히는
고한(苦寒)의 깨알같은 이 밤을

또 이렇게 한산한 거리를
묘령의 맥고모자를 내리 쓴 모습으로
옷깃을 세운 채 찌무룩한 우울증에 도진
몸엣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는

송도(松濤)의 울음소리는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글거리는 화롯불의 송연한 불꽃에
손을 얹고, 오롯한 옆집 누이동생의
울음 섞인 알알한 밤을 매동그리며
잠 자리 이불속으로 발을 모아 디밀던
짖궂은 만용(蠻勇)에

번번히 파 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고혼(孤魂)의 밤 마다 깊은 해월(海月)의
환영(幻影)이 고요히 눈을 감고 앉아
송두리 째
내 눈과 마음을 끌었던
매력이 넘치는 너, 구안(具眼)을 얻었다

고혹(蠱惑)한 빈지-문의 매무새를 고치는
철이 들었다
존귀한 세상의 한 겁(劫)을 지나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49 바람아 유성룡 2008.02.28 108
1948 거 참 좋다 1 file 유진왕 2021.07.19 108
1947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박영숙영 2018.08.22 108
1946 밤, 강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30 108
1945 복숭아 꽃/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04 108
1944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08
1943 시조 넝쿨찔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12 108
1942 시조 코로나 19 –또 하나의 거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6 108
1941 시조 코로나 19 –고향故鄕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1 108
1940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4.16 109
1939 가시 성백군 2012.10.04 109
1938 시조 코로나 19 – 그루터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30 109
1937 그래도와 괜찮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01 109
1936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09
1935 엄마 마음 강민경 2018.06.08 109
1934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강민경 2019.10.11 109
1933 왜 이렇게 늙었어 1 강민경 2019.12.17 109
1932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 泌縡 김원각 泌縡 2020.05.01 109
1931 시조 더하기 곱하기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3.04 109
1930 시조 거울 앞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9 109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