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3 12:16

고향보감(故鄕寶鑑)

조회 수 170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항상
똑같은 모양으로
알알한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매만져서
송알송알 미련처럼 가슴에 맺히는
고한(苦寒)의 깨알같은 이 밤을

또 이렇게 한산한 거리를
묘령의 맥고모자를 내리 쓴 모습으로
옷깃을 세운 채 찌무룩한 우울증에 도진
몸엣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는

송도(松濤)의 울음소리는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글거리는 화롯불의 송연한 불꽃에
손을 얹고, 오롯한 옆집 누이동생의
울음 섞인 알알한 밤을 매동그리며
잠 자리 이불속으로 발을 모아 디밀던
짖궂은 만용(蠻勇)에

번번히 파 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고혼(孤魂)의 밤 마다 깊은 해월(海月)의
환영(幻影)이 고요히 눈을 감고 앉아
송두리 째
내 눈과 마음을 끌었던
매력이 넘치는 너, 구안(具眼)을 얻었다

고혹(蠱惑)한 빈지-문의 매무새를 고치는
철이 들었다
존귀한 세상의 한 겁(劫)을 지나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6 품위 유지비 김사빈 2005.12.05 606
2125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오연희 2016.02.01 605
2124 동그라미 성백군 2009.07.07 603
2123 사목(死木)에는 성백군 2009.06.19 602
2122 박영숙영 " 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 ㅡ작품해설(2) 박영숙영 2011.07.04 601
2121 나는 너를 너무 힘들게 한다 -홍해리 관리자 2004.07.24 597
2120 짝사랑 강민경 2009.05.13 597
2119 수필 참 좋은 인연을 위하여 2 son,yongsang 2015.12.20 597
2118 피아노 치는 여자*에게 서 량 2005.06.22 596
2117 수필 찍소 아줌마 박성춘 2015.05.15 590
2116 신처용가 황숙진 2007.08.09 588
2115 봄날 임성규 2009.05.07 585
2114 토끼 허리에 지뢰 100만 개 file 장동만 2006.04.08 584
2113 부부 file 김우영 2009.05.19 583
2112 돼지독감 오영근 2009.05.04 582
2111 여백 채우기 박성춘 2009.04.29 580
2110 부남 면 대소리 뱃사공네 이야기 김사빈 2007.10.06 579
2109 유나의 하루 김사빈 2005.07.04 577
2108 수필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김우영 2014.11.09 576
2107 첫사랑의 푸른언덕. 이인범 2007.04.22 572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