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4 05:40

칡덩쿨과 참나무

조회 수 272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하는 참나무
밑둥부터 감아돌며 타고오르는 칡덩쿨
나무는 힘든다고 털어내려 손사례치고
덩쿨은 동행하자며 한사코 앙탈을 부린다

누가 공으로 하늘을 오를 수 있느냐며 짜증을 내어도
못났으니 잘난놈 덕보자며 안하무인이다

서로가 어루고 달래며 샘하는 싸움에
지나가던 하루해가 햇볕을 펴고앉아 재판을 하다가
그놈이 그놈인데 한몸에 붙어서 싸움질 해대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고 떠나버리자

그늘진 참나무는 불어오는 바람에 실없이 꺾기우더니
덩쿨을 의지하여 간신히 버티고
덕보자고 달라붙던 칡덩쿨은
혹 때려다 혹 붙혔다며 징징거린다

그때서야, 산골작 흐르는 개울물이 소리소리 지르며
그런게 삶이라고 사이좋게 지내라는데
칡덩쿨과 참나무는 뒤엉기다 계곡에 빠져서
사랑을 하는지 싸움을 하는지, 골마다 어둠이 들석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48 일 분 전 새벽 세시 박성춘 2009.01.24 277
1647 시조 우수 지나 경칩 되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4 277
1646 한 사람을 위한 고백 천일칠 2005.10.13 276
1645 한시 십삼분의 글자 박성춘 2007.11.24 276
1644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1643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76
1642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6
1641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1640 새벽, 가로등 불빛 성백군 2005.07.28 275
1639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75
1638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5
1637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4
1636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4
1635 년말 성백군 2005.12.19 273
1634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3
1633 어젯밤 단비 쏟아져 서 량 2005.07.28 272
1632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272
»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72
1630 인연이란 김사빈 2012.03.04 272
1629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2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