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6 07:45

옛날에 금잔디

조회 수 528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 울분이 많았던 나이에 봤던 옛날 신성일이와 문희가 나오는 연애영화였는데 말이야 두 남녀가 서로 죽자고 좋아하다 나중에 밑도 끝도 없이 신성일이가 무슨 교통사고가 나는지 하는 껄렁한 흑백영화. 문희가 문짝만한 눈까풀을 위로 잔뜩 힘주어 치뜨면 눈에서 이슬방울인지 땀방울인지 뚝뚝 떨어지던 그 시대에 처음부터 끝까지 당하는 건 사내다, 사내! 카메라 앵글이라는 것이 늘 빛, 빛의 각도를 가지고 지지고 볶고 하는 것 아니니? 하다 못해 여자가 남자가 무서워서 황금 햇살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들판으로 토끼처럼 도망질을 칠 때, 이건 말도 안 돼! 그 화급한 순간에 무슨 알록달록한 양산이 바람개비처럼 뱅뱅 돌아가니? 빛살 눈부신 허공으로 남자도 슬로 모션으로 뛰어가고, 이윽고 풀섶에 발이 걸려 여자가 옆으로 우아하게 넘어진다. 그때 배경음악은 색소폰 보다야 트럼펫. 히히히 근데, 영화 끝에서 신성일이가 어떻게 되는지 죽는지 사는지 기억이 안 나네. 희한하게 어두운 조명 아래서 문희는 나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 하는 앙큼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은데. © 서 량 2005.11.2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9 동양자수 장미꽃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1.08.03 98
228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22 98
227 시조 백수白壽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5 98
226 질투 이월란 2008.02.27 97
225 투명인간 성백군 2013.02.01 97
224 첫눈 강민경 2016.01.19 97
223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97
222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7
221 이유일까? 아니면 핑계일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15 97
220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7
219 시조 2019년 4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0 97
218 시조 선線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4 97
217 시조 코로나 19 –죽비竹篦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3 97
216 시조 코로나 19-낮은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5 97
215 시조 이 가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6 97
214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11 97
213 꽃샘추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7 97
212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97
211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6
210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96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14 Next
/ 114